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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MA기고] 크게 변모된 일본과 구미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경쟁 양상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8-04-10 11:30     조회 : 2949    

일본 자동차업계와 북미∙유럽 자동차업계간 글로벌 경쟁 양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생산 및 판매 기반을 확고히 구축한 북미지역에서는 현지 개발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일종의 ‘굳히기’전략에 주력하는 한편, 유럽지역에서는 현재 10% 대인 시장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마케팅 활동을 한층 강화하는 등 시장확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수세에 몰린 구미 자동차업체들은 경쟁력 회복을 위해 대폭적인 경비절감과 구조조정, 저비용국가로의 생산기지 이전 등을 추진하는 한편, 미래형 신차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등으로 일본업계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굳히기’에 나선 일본 자동차업계
일본업체들은 북미지역에서 생산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시장점유율을 30% 대로 높인 상황에서 현지 부품업체를 육성하고 연구개발(R&D) 능력을 확충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도요타의 경우, 북미지역 연구개발인력을 2010년까지 현재보다 50% 많은 1,100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디트로이트 교외의 도요타기술센터를 확장하여 현지 개발인력을 국내 개발인력의 10%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설계∙평가∙차량개발 등 각 부문의 인력을 늘리고 북미 전용 모델의 차체 개발을 가능한 한 현지에 이관할 계획이다. 지난 5년간 북미지역에서의 개발인력을 꾸준히 늘려온 닛산과 혼다도 현지 개발인력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닛산과 혼다는 현지생산체제를 견고히 다지면서 개발의 현지화를 확대하는 한편, 현지 개발 영역을 차체에서 플랫폼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혼다는 북미지역 주요 부품업체 40개사와 신차를 공동개발하는 전략을 전 차종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북미시장에서 신속한 신모델 개발을 가능하게 하여 신차개발비용을 30% 이상 줄일 방침이다. 혼다는 브레이크와 엔진부품 등 주요 안전부품의 개발과정에서 초기단계부터 현지 부품업체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일본업체들은 그동안 주요 부품의 개발에는 현지 부품업체의 초기단계 참여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제한을 풀고 개발 초기부터 현지 부품업체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유럽시장에서는 시장지배력 확대 추진
일본업체들은 유럽시장 공략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요타는 소형차 야리스의 수요 증가에 부응하여 프랑스 발렌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24만대 수준에서 내년 중에 27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투자금액은 1.1억 유로이며 현지 고용인력도 1,000명 정도 더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닛산은 유럽의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4륜구동,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을 중심으로 유럽시장에서 차별화된 닛산의 이미지를 수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닛산은 르노와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되 브랜드는 완전 분리하기로 했다. 닛산은 르노의 라인업을 보완하면서 수익성 있는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혼다는 유럽시장 고객을 겨냥하여 신형 시빅의 플랫폼을 변경했다. 젊은 고객층을 겨냥하여 신형 시빅을 낮고 넓게 디자인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혼다유럽은 이들 신형 시빅의 내년 판매 목표를 12만대로 설정하였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업계, 기초체력 강화에 주력
GM은 부품단가 인하를 포함한 구매전략을 새로 수립했다. 앞으로 2년 동안 850억 달러의 구매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부품업체들과 협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300여개의 주요 부품업체들에게 단가인하와 부품소재의 경량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품업체들이 중국, 한국, 인도 등 저비용 국가로 공장을 이전할 필요가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크라이슬러 역시 판매가 인하 경쟁 등 현재의 자동차시장 여건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부품업체들에게 단가를 30% 인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차량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품업체들에게 창조와 혁신을 요구하고, 목표한 비용과 품질을 맞추는 부품업체들에게 더 많은 납품물량 계약으로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지난 8월 말경에 대규모 사무직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9월 들어  자사 계열의 북미지역 최대 렌터카 업체인 허츠를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본업인 자동차사업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포드는 또한 2010년까지 자사 차량 모델 가운데 50% 이상을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빌 포드 회장은 비용절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지만 효율성만으로는 미래 고객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차세대 자동차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업체들도 경쟁력 약화 추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폭스바겐(VW)의 경우, 베른하르트 회장이 독일 이외 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대대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VW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2010년까지 미니밴 등 신모델 출시를 5~10개로 늘려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2008년까지 3년간 고용조정 등을 통해 70억 유로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움직임은 독일 등 유럽업체들의 경쟁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기지를 동구권과 동남아로 이전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유럽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친환경차 개발 분야에서는 전략적 제휴로 일본업계 추격
친환경차 개발 분야에서도 한 발 앞선 일본 자동차업계는 굳히기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구미 자동차업계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추격전을 펼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의 선두주자인 일본 도요타는 그 동안 소형차에만 장착해 온 하이브리드 엔진을 SUV와 고급세단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도요타는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카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하이브리드 카 핵심부품의 생산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하이브리드 카 선두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테크놀로지’라는 컨셉으로 미국시장에서 대규모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
친환경차 개발 분야에서 뒤쳐진 북미와 유럽 자동차업계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본업계를 따라잡는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GM, 다임러크라이슬러, BMW가 하이브리드카를 공동개발하기로 제휴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은 대형 SUV를 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우선 개발하기로 하고 연비를 25%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아우디, VW, 포르쉐도 하이브리드 엔진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 VW의 경우 중국 상하이차와 하이브리드 카 공동개발 계획도 별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GM 등 구미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카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하고 도요타 등 일본업계의 독주를 막기 위해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BMR자동차산업연구센터 /팽성일
KAMA저널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