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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기고] 주목되는 일본 완성차∙부품업계의 상생모델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8-04-10 11:30     조회 : 3007    

불과 수년 전만해도 경영난 타개를 위해 부품단가를 대폭 인하하고 계열관계를 해체해왔던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부품업계와의 협력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닛산은 부품업체의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부품개발 프로그램에 닛산도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는 ‘프로젝트 파트너’ 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미쓰비시는 三菱自動車協力會라는 새로운 부품협력사 조직을 만들었으며, 스즈키는 부품업체의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을 고려하여 부품업체와의 거래관계를 기존의 ‘1모델-4년’에서 ‘2모델-8년’ 거래로 전환하는 등 부품업체와의 장기적인 거래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부품업체와의 거래관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품단가가 완성차 경쟁력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닛산은 그 동안 계열 부품업체와의 출자관계를 해소하고, 경쟁구매를 통해 가장 싼 부품을 조달함으로써 과거 5년 동안 1조 엔에 가까운 비용을 절감하였다. 그러나 닛산이 거둔 비용절감의 성과는 값 비싼 대가를 치른 결과이다. 닛산 부품업체들 사이에서는 과연 닛산이 가까운 장래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차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품업체들이 값 싼 부품의 생산에만 매달리다 보니 제대로 기술개발을 하지 못해 장기적으로 완성차의 품질경쟁력을 훼손시켰다는 평가이다.
미쓰비시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자본제휴 이후 친목회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과거의 부품협력사 조직인 柏會를 해체했었다. 그러나 柏會 해체 이후 미쓰비시는 부품업체들과, 그리고 부품업체들 사이의 의사소통 부족으로 인해 개발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에 협력회 조직을 부활시켰다.
스즈키는 부품업체와의 거래관계를 ‘2모델-8년’의 장기적인 거래로 변경함으로써 부품업체의 투자 리스크와 영업활동비 등의 부담을 줄여주고, 여기서 절약된 경영자원을 기술개발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닛산, 미쓰비시, 스즈키 뿐만 아니라 혼다, 마쯔다, 이스즈 등 여타 완성차업체들도 부품업체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생산물량 확보, 활발한 인력 교류를 통한 부품업체의 경쟁력 향상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완성차업체들이 모든 부품업체들과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경쟁력을 갖춘 부품업체, 낭비요소를 줄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품업체만이 그 대상이 된다.
글로벌 마켓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일본 자동차업계가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새로운 부품조달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부품단가 인하와 같은 제로섬 게임 방식을 지양하고 새로운 방식을 실험중인 것이다. 기술개발 능력 제고를 통해 신차개발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면 완성차의 상품가치와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생산과 판매가 늘어나게 되고, 그 결과 부품업체들은 생산물량 증대를 통해 더 많은 경영자원을 확보, 기술개발과 단가인하 여력을 갖추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전통적으로 부품업체들과의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중시해왔던 도요타에서 찾을 수 있다. 도요타는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그 결과 최근 3년 동안 ‘CCC21’이라는 원가절감계획을 통해 70만대 분의 생산물량을 증대시켜주면서 부품업체들에게 30%의 비용절감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가 일본 자동차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구매전략 변화 >

완성차업체                     주요 구매전략
    닛산            ▪ ‘프로젝트 파트너’제 도입
                      (부품개발에 따른 부품업체의 투자 리스크를 닛산도 분담)
  미쓰비시      ▪ 부품협력사 조직 ‘三菱自動車協力會’ 재결성
                     (미쓰비시와 부품업체간, 부품업체 상호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기술개발 능력 제고)
   스즈키        ▪ ‘2모델-8년’ 거래 확대를 통한 부품업체와의 장기 거래관계 형성
                      에 주력
     혼다         ▪ 기술적인 상승효과와 불필요한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거래관계 강화
   마쯔다        ▪ 히로시마 지역 부품업체들의 안정적인 생산물량 확보 지원,
                      이를 위해 해외로부터의 부품조달은 가급적 지양
   이스즈        ▪ 개발 및 구매담당 인력 뿐만 아니라 생산담당 인력의 부품업체
                      방문 확대를 통해 부품업체의 품질 및 기술력 향상 도모



BMR컨설팅 자동차산업연구센터 /주윤 이사
조선일보  200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