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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MA 기고] 르노-닛산-GM 제휴 논의 대두 배경과 전망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8-04-10 11:43     조회 : 5876    

르노-닛산-GM 제휴 논의 대두 배경과 전망


르노-닛산-GM 제휴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의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생산·판매의 25%를 차지하는 거대 자동차그룹의 탄생이라는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장 및 브랜드 간의 상호 연계 구조에 큰 변화를 줄 개연성이 큰 데 따른 것이다.
GM의 왜고너 회장과 르노의 곤 회장은 지난 7월 14일에 만나 이번 제휴를 통한 이익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하는 데에 합의하고 앞으로 90일 동안 이러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르노-닛산-GM 제휴의 부문별 시너지효과
르노의 곤 회장이 제휴 논의 초기에는 3사 제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본제휴가 필요하며, 르노와 닛산이 각각 GM 지분 10%씩을 보유하는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최근에는 자본제휴가 3사 제휴의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왜고너 회장은 현재 상황에서 자본제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3사 제휴를 통한 비용절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부품의 통합구매를 위해서는 각 사 플랫폼의 상호 보완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GM은 독자적으로 글로벌 모델 6개 아키텍처를 포함하여 10여개 내외의 아키텍처를 개발하였거나 개발하고 있다. 한편, 르노-닛산은 B와 C 세그먼트 차량의 플랫폼을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10개 내외의 공통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한 모델의 제품주기가 6년으로 플랫폼 통합을 위해서는 일부 모델을 조기에 단종시키거나 연장시켜야 하기 때문에 단기에 플랫폼 통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부품 통합구매 부문에서 GM은 연간 850억 달러 규모의 부품을 구매 하고 있어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으며, 르노-닛산도 부품 통합구매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르노-닛산-GM 3사가 부품 통합구매 체제를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추가적인 구매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GM의 북미지역 유휴 생산설비의 활용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북미지역 4개 공장 가동률은 90% 수준으로 생산시설의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며, GM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폐쇄할 예정인 공장을 활용함으로써 닛산은 적은 투자로 북미지역에서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 측면에서 성숙시장에서의 시너지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신흥시장에서의 성과에 대한 기대
유럽시장에서 GM의 판매순위는 VW, 푸조, 포드에 이어 4위로서 르노에 비해 판매실적이 우수하며 가장 판매실적이 좋은 미니밴 오펠 자피라와 소형차 아스트라는 르노의 소형차 Megane 등 대표 차종들과 중복된다. 한편, 르노는 이번 제휴를 통해 미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GM이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르노의 경우 유럽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중고급 모델이 없기 때문에 GM과의 협력이 가능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경영난에 처한 사브의 구조조정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르노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GM은 GM대우차 인수를 통해 서구 수준의 품질을 가진 소형차를 저가로 생산하여 신흥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데 성공하였다. 르노가 개발한 세계전략차 로간과 GM대우차를 연계시키면 신흥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할 수 있으며, 르노삼성차의 유휴설비를 이용함으로써 생산능력의 문제도 해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날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는 닛산과 GM의 합작사들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며, 러시아, 태국 및 중남미 지역에서의 생산 및 판매 제휴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품구성 면에서 닛산과 GM간의 공유 가능성 없지 않아
닛산은 미국시장에서 SUV 무라노와 인피니티 G35 등 우수한 모델 등을 판통해 판매실적 향상과 함께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닛산의 V6 엔진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수한 연비의 엔진과 효율적인 조립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반면 닛산은 소비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픽업트럭 타이탄과 SUV 아마다의 대안으로 GM의 대형 SUV 및 픽업트럭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지만 GM이 자사 제품 가운데 가장 잘 팔리면서 수익성도 높은 이들 차종을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제휴 측면의 시너지효과, 가장 클 듯
전문가들은 르노-닛산-GM 제휴가 부품조달, 환경, 안전의 3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르노와 닛산이 GM의 듀얼 모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도요타와 경쟁할 수 있는 개발비 절감 목표의 설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투자사인 UBS의 전문가는 이러한 기술제휴를 통해 GM이 연구개발비를 20% 절감할 수 있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르노가 내부 디자인 분야에서는 GM에 비해 우월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르노는 우수한 개발인력과 디젤엔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GM도 피아트와의 합작을 통해 디젤 기술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이 분야에서의 제휴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제휴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비관론 우세
르노-닛산-GM 제휴 성공의 관건은 GM의 북미사업 정상화로서 이를 실현시키지 못할 경우 르노-닛산의 장래도 불투명하게 된다. 지난 1999년 세계 최고의 수익률을 목표로 고급차 전문인 다임러벤츠가 대중차 전문인 크라이슬러를 합병하여 출범한 다임러크라이슬러도 6년 여에 걸친 합병 작업을 통해 내년에 가서야 비로소 합병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지역별·부문별로 중복되는 부문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융화에 시간을 허비함으로써 시너지효과 창출에 미흡한 데 따른 것이다. 르노-닛산-GM 제휴의 경우 다임러크라이슬러와는 달리 시장과 차종이 중복되는 만큼 보다 더 오랜 시간을 들여야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제휴의 범위와 깊이에 따른 탄력적인 대응방안의 검토가 필요
르노-닛산-GM의 제휴가 성립된다 하더라도 부품의 통합구매 및 플랫폼 공유 등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단기적으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인수합병 및 제휴 움직임의 확산에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기적인 관점에서 르노-닛산과 GM이 성장가능성이 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시너지효과의 극대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환경, 안전, 편의성 및 쾌적성 향상을 위한 기술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 분야의 제휴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BMR컨설팅 자동차산업연구센터 / 주윤 산업연구본부장
KAMA 저널 2006. 8